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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rom 짧은말 2013. 9. 24. 02:53



-살아있다는 그 느낌 하나만을 위해서 이런저런 무모한 짓들을 감행하는 그 마음을, 이제야 알 것 같다면 이런 상태는 얼마나 감각을 잃어야만 가능한 것일까? 그 어떤 노력 없이도 나의 삶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. 창밖으로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올 때, 도처에서 누군가가 이 전쟁같은 삶과 맞서고 있다는 생각이 밀려들 때만이 유일하게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순간이다. 나는 삶에 대한 애착과 결별하는 중인가? 


-나는 그가 몰락하는 현대의 파우스트라고 생각해왔다. 하지만 월터 화이트는 파우스트의 곤경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곧 자기 자신이 메피스토펠레스가 된 인간이 아닐까? 구원의 동앗줄이란 가능성은 가족이 그를 떠남으로써 완전히 소멸했다.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 극단에 서는 것 뿐이다. 이 모든 비극을 위해 육년이란 시간을 분투한 딱 그만큼 장렬하게 당신의 인생을 마감하기를. 그 어떤 어설픈 소설들이 구현하지 못하는 보편성을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 승화시킨 빈스 길리건에게 경배를. 시나리오, 호흡, 연출, 주연들의 신들린 연기. 이만큼 철저히 계산된 완벽한 드라마가 다시 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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